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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변방, 아프리카 미술의 정수가 보인다"
Gallery통큰…키스헤링의 멘토, 릴랑가 展
2011년 02월 11일 (금) 12:34:54 조경렬 기자 presscho@heral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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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릴랑가 '생명의 나무 우자마' 30*30

"예술의 변방, 아프리카 미술의 정수가 보인다"
Gallery통큰…키스헤링의 멘토, 릴랑가 展

예술의 변방이던 아프리카 미술이 최근 주목 받기 시작했다. 그들의 삶을 가감없이 작품에 투영하며 아프리카 다운 이데아를 창조해 가고 있는 릴랑가, 두츠(Ndoye Douts), 카툰(Joseph Cartoon), 피터(Peter Ngugi). 이들은 아프리카를 사랑하고 아프리카의 문화를 보물처럼 소중하게 아끼는 창조적인 아프리카의 대표 미술 작가들이다.

영국의 세계적 석학이자 역사학자인 토인비는 저서 <역사 연구>에서 "세계의 역사는 없다"고 했다. 그 의미는 세계 역사는 정복자의 역사일 뿐, 피지배 민족이나 부족의 역사는 쓰여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바로 아프리카의 예술이 바로 그 현실의 중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 릴랑가 '치과에서' 145*179
이런 아프리카의 미술 전시가 올해 들어 신년 벽두에 서울 관훈동 '갤러리 통근'에서 2월 2일부터 3월 1일까지 열린다. 아프리카미술관(관장 정해광)이 기획,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별하여 전시되고 있는 이번 '릴랑가 展'은 좀처럼 보기 힘든 전시다.

미국의 팝 아티스트 키스헤링(Keith Haring)과 알려지지 않은 탄자니아의 팝아티스트 릴랑가(George Lilanga). 이들을 두고 정해광 관장은 "예술이 인간과 세계를 善으로 나아가게 하는데 생각 멈추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멋진 크리에이터였다."고 설명했다.
 
릴랑가는 1977년, 뉴욕의 메리놀(Maryknoll) 대학과 1978년, 워싱턴의 IMF홀(World Bank)에서 연거푸 전시회를 가졌다. 당시 뉴욕에 있었던 키스헤링은 릴랑가의 그림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릴랑가가 아프리카의 신화와 이데아를 동화적 심성으로 풀어낸 것처럼, 키스헤링은 어린 아이를 어루만지는 마음으로 평화의 세계를 표현했다.

그리고 릴랑가가 자신의 그림을 캔버스에만 한정시키지 않고 합판이나 가죽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들에 화폭을 드러낸 것처럼, 키스헤링은 종이는 물론 방수포나 거리의 담벽 등 일상의 공간에 화폭을 옮긴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 릴랑가 '들이 아닌 하나'
릴랑가는 아프리카를 모독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신성한 나무인 흑단(ebony)에 색을 칠하고, 사람들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음에도 릴랑가는 이단자의 길을 걸었다. 다양한 색채의 사용을 통해 전통적인 금기를 깼고, 형태의 유연함에서 인간의 자유로움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이는 예술과 낙서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예술의 중심에 인간을 세운 키스헤링과 닮았다. 예술을 대중 가까이로 끌어들인 릴랑가와 키스헤링, 그들은 서로 같은 길을 걸어간 시대의 이단아였다.

   
▲ 아프리카의 이단아 '릴랑가'
인간을 향한 행렬-휴머니스트

릴랑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신의 모습은 인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큰 귀를 가진 이 신은 쉐타니(shetani)라고 불리는데 근엄하기 보다는 어린 아이처럼 익살스럽고 귀엽게 생겼다. 릴랑가의 쉐타니는 사람들을 하나의 세계로 묶어내면서 인간의 삶과 의식을 평화의 세계로 인도한다.

이것은 마치 키스헤링이 '아기'라는 주제를 통해 평화를 이야기한 것과 흡사하하다. 아기를 자신의 로고로 사용한 키스헤링, 쉐타니를 인간의 존재의미와 관련시킨 릴랑가, 이들은 인간을 이해하는데 앞장을 선 진정한 휴머니스트였다.
 
아직도 전통이 강한 아프리카, 그러나 릴랑가의 그림에는 핸드폰과 전자 기타 그리고 병원이 자주 등장한다. 검은색만 있을 것 같은 아프리카, 그러나 릴랑가의 그림에는 다양한 피부색을 지닌 사람들이 등장한다. 빨갛고 노랗고 파란 것이 만화에서나 봄직한 그림이다.

그래서 혹자는 아프리카에 무슨 팝아트가 있냐면서 그의 그림을 카툰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사실 릴랑가는 자신의 그림이 어떤 사조에 속하는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다만 왜 그런 그림을 그리는지 이해하라고 말한다. 그에게 있어서 핸드폰, 전자악기, 병원 등과 같은 '현대'라는 테마는 키스헤링이 말하는 문맹퇴치, 즉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의식이다. 다양한 피부색의 공존은 인종차별을 반대했던 키스헤링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 릴랑가 '즐서운 인생' 60*60
릴랑가와 키스헤링, 그들의 생각은 그림 만큼이나 닮았다. 예술은 소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 인간과 세상을 하나로 묶어준다는 마법에 걸려 릴랑가는 아프리카뿐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40회의 전시회를 가졌다. 예술은 특정한 몇몇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것이라며 키스헤링은 세계 곳곳의 학교나 공장, 병원의 벽에 그림을 그렸다.
 
솔직하고 스스럼없이 그림을 그리고, 대중과의 소통에 생각의 끝을 멈추지 않은 그들은 분명 같은 궤도에 서 있었던 현대의 소피스트였다.


 하모니를 위해-공동체를 향한 혁명가

공동체를 향한 릴랑가의 이데아는 생명의 나무라고 불리는 우자마(Ujama)에서 비롯됐다. 인간과 동식물이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했음을 알려주는 즉 '우리'와도 같은 말이 '우자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릴랑가는 인간과 신,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를 둘이 아닌 하나로 받아 들이는 데서 삶에의 원동력이 생긴다고 봤다.

마치 키스헤링이 의식과 무의식, 삶과 죽음의 관계에서 오는 긴장감을 생명의 에너지로 받아들인다는 것과 상통한다. 그런 힘의 사용을 주저하지 않은 두 사람, 그들은 서로 다른 세계의 집합을 굳게 믿었던 지독한 낙관주의자였다. 릴랑가의 그림에는 항상 '함께'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함께 춤을 추고, 함께 음식을 먹고, 함께 병원에 간다. 녹록치 못한 현실에서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바로 행복임을 말하는 것이다. 일상에 행복이 있다고 역설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등장시킨 릴랑가. 그래서 그의 그림은 마치 축제의 마당처럼 보인다.

   
▲ 정해광 아프리카미술관장
이는 키스헤링이 길거리에서 그림을 그리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키스헤링의 작업이 단순한 낙서가 아니라 예술이 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만나는 소통의 공간, 즐거움의 마당이 되기 때문이다. 릴랑가와 키스헤링이 간결한 선과 선명한 색상으로 일상의 주제를 율동적으로 풀어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 관장은 두 작가에 대해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은 아무나 갖는 것이 아니다. 善에의 지향을 예술가의 속성으로 받아 들이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라며, "예술은 인간과 세계를 하나로 묶어준다는 것, 예술은 소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것, 이는 어떤 차이나 차별도 없이 모두가 함께 하나 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간과 세계의 다양함을 팝아트적인 형식으로 표현하면서 회화의 영역을 넓혀나간 릴랑가와 키스헤링, 그들은 행동주의적 예술가의 길을 걸은 혁명가와 다름 아니었다.
조경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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