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벌써부터 총선 불출마 몸살
여야 자의반 타의반 불출마 선언 잇따라

민주당 정장선 의원(민주당 사무총장, 3선·경기 평택을)은 12일 내년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장선 민주당 사무총장은 3선으로 '4선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말을 듣던 그의 전격적인 불출마 선언은 민주당에 충격을 주고 있다. 

정 총장은 지난해 연말 예산국회에서 폭력이 벌어지자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정말 우리는 X새끼다. 국민들은 정말 어려운데 그리고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고 불안해하는데 우리 국회는 또 난장판을 만들었다"라고 자조 섞인 글을 남겼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또 다시 여야는 나투극을 반복했고, 심지어 본회의장에 최루탄이 난무하는 사태를 낳았다. 정 총장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화하고, 타협하고, 소통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정치권에서 정치인으로서 산다는 것이 부끄럽고 국민께 한없이 송구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이 보다 앞선 11일 한나라당도 불출마가 잇따라 당을 강타했다. 진정성 있는 불출마와 타의에 의한 꼼수 불출마라는 비난이 일고 있지만 이상득(경북 포항남구·울릉군) 의원과 초선인 홍정욱(서울 노원병) 의원이 내년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이자 국회 부의장을 지낸 이 의원은 이날 오후 4시30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의 쇄신과 화합에 작은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자신의 보좌관이 SLS그룹 측으로부터 수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해 논란을 빚은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출마 사유와 관계없이 소장파 홍정욱 의원과 당내 최고령(76세) 최다선(6선)인 이 의원이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불출마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 소속 및 쇄신파 의원들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 홍 의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강행처리 이후 총선 불출마를 고려해왔다는 점에서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시 불출마'를 함께 약속한 다른 21명도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여야 현역의원들이 국회 회의 운영방식에 염증을 느끼고 다음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지만 다음 국회가 민주적인 타협과 합의에 의한 국회가 구성 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정치권의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