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박근혜 체제로 대대적 개혁 나선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5일 사실상 '친박계(친 박근혜계) 해체'를 선언하면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재창당'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 전 대표는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과 개혁이 필요하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공식 출범하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는 당명 변경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정책은 물론 과감한 인적쇄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 현 정부와의 차별화가 불가피해 당청 갈등은 물론 쇄신파와도 충돌 가능성이 제기됐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로부터 비상대책위원회와 쇄신책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마지막 발언자로 나섰다. 이말 김성태 쇄신파 의원으로 부터 "친박은 없다. 차별과 불평등은 없다고 선언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제가 아직 비대위원장도 아닌데 뭘 하겠다는 건 이상하지만, 어쨌든 모든 절차가 끝나면 거기에 대해 답을 드리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전 대표는 "우리가 추구하는 최고 가치를 향해 하나 되어 열심히 노력하자는 말속에 친이·친박 문제가 다 녹아있다. 자신 있게 말씀 드린다"는 말로 사실상 친박 해체를 인정했다.

박 전 대표의 말을 뒷받침 하듯 이날 의총에서는 친박계 인사들이 직접 '친박 해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최경환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에 취임하면 소위 친박은 다 뒤로 물러나고 당직 근처에 얼쩡거리지 않겠다"면서 언론을 향해서도 "보도할 때 친이다, 친박이다는 말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윤상현 의원은 아예 "친박계 의원들이 2선으로 후퇴해야 한다"며 계파 해체를 주장했고, 박 전 대표를 보좌하던 이정현 의원도 4년여 간의 '대변인 격' 역할을 내려놓기로 했다. 2006년 6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5년 5개월 만에 당의 전면에 나선 박 전 대표에게 활동 폭을 넓혀주기 위해서다.

대대적 정책-인적 쇄신 시작

이날 한나라당 상임 전국위원회는 비대위원장으로 박 전 대표를 추대했다. 대선출마 1년 6개월 전 당직 사퇴 규정에서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을 예외로 하는 것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했다. 이는 오는 19일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최고위원회의 전권을 위임받은 비대위는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박 전 대표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며 "짧은 시간동안 우리가 얼마나 국민에 다가가고 국민의 삶을 챙기고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국민과 함께 하느냐의 우리 당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총선이 코앞에 다가온 만큼 인재영입을 위한 고강도 인적쇄신도 예상된다. 박 전 대표는 전날 쇄신파와 만나 '우리의 희생'을 강조, 특정 계파에 공천 이득을 줄 생각이 없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계파를 초월한 대대적 물갈이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