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돈봉투' 파문으로 자중지란
박근혜 비대위원장 리더십이 위기극복 관건

▲ 한나라당의 전대 돈봉투 사건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이 검증대에 올랐다.

2008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이어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금품이 살포됐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한나라당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있다.

검찰 수사는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 시간이 갈수록 친이계 쪽을 염두에 두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검찰이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인 고모씨를 지난 11일 불러 13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했다. 고씨는 고승덕 의원이 지난 2008년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를 되돌려줬다고 지목한 '뿔테 안경을 쓴 30대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가 돈 봉투를 돌려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돈을 전달한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2008년 전당대회 당시 서울지역 당협 사무국장 30여명에게 50만원씩 건네라고 지시하며 서울 지역 구의원에게 현금 2천만원을 건넨 혐의로 서울 강북지역 원외당협위원회 위원장 안모씨도 조사했다.

안씨는 친이계 실세인 이재오 의원 측 인사로 알려져 검찰 수사 과정을 통해 친이계 핵심 인사로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는 것아니냐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반면, 홍준표 전 대표와 원희룡 의원의 주장으로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 점차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과정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박근혜 비대위원장 까지 겨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홍 전 대표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버스가 수백대 왔고, 버스 한 대당 최소 100만원이면 그 돈이 어디서 왔겠느냐"며 "2007년에도 개선 방안이 제시됐지만 양쪽이 모두 결과에 자신 없었던 까닭에 한 번에 승부를 보자고 해 버스를 동원하게 된 것"이라고 폭로했다.

원희룡 의원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대의원 동원 비용은 후보에게 전가되기 마련으로 지난 대선 후보 경선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대선 당시 대의원 동원을 위해 돈봉투를 돌리는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계는 인사는 자발적 참여 외에 규정을 어긴 돈을 지출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선대위원장이었던 홍사덕 의원은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며 "버스로 가는 것도 나중에 보고를 받으면 '박사모'에서 몇 대가 가고 호박에서 몇 대가 가는 식으로 자발적인 봉사조직이 많았다"고 잘라 말했다. 친이계 측도 역시 돈살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인원 동원 따른 자금 배분을 부인했다.

한나라당이 이렇게 당내 갈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쇄신파는 이제는 재창당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높이고 있어 거대여당 한나라당이 친이계와 친박계로 분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어 어떤 묘수로 위기국면을 돌파할 지 박 위원장의 리더십을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