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여성 대표 박근혜·한명숙 첫 만남
韓 "정봉주법 합의 처리" 요구에 朴 공감

'선거의 여왕'과 '철의 여인'이 만났다. 서로 명예를 걸고 올해 총선과 대선까지 이어갈 진검승부의 여야 두 여성 수장이 첫 만남을 가졌다.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의 17일 회동은 공감대 형성이었다.

취임 인사차 국회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실을 찾은 한 대표에게 박 위원장은 "축하한다"며 "취임일성으로 '국민 생활을 책임지겠다'는 말씀하는 모습 봤다. 국민 삶을 우선으로 하는 목표가 같다면 앞으로 여야가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대표 취임을 축하했다.

이에 한 대표도 "축하해 줘서 감사하다. 저도 같이 잘해야겠다는 각오를 한다"고 화답했다. 두 여성 정치 지도자의 화기는 여야 공통의 과제인 '정치문화 개혁'에서도 공감했다. 박 위원장이 먼저 국민경선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제안했고 한 대표는 "잘 추진했으면 한다"고 동의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당장 18일로 예정된 국회 정치개혁특위 전체회의에서 개방형 국민경선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작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하지만 핵심 쟁점인 모바일투표제에 대한 여야 입장차가 커 쉽게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은 '투표 결과 왜곡 가능성'을 이유로 모바일투표에 대해 부정적이다. 반면 민주당은 조직 선거, 돈 선거 차단에 필수적인 만큼 중앙선관위가 유권자 거주지 정보 등을 관리하는 모바일투표제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날 만남에서도 한 대표는 "모바일투표가 성립됐기 때문에 (민주당 경선에) 많은 시민이 접근하기 쉬었다. 선관위가 (모바일선거인단) 명부를 갖고 하면 낡은 정치가 없어질 것"이라며 모바일투표제 도입을 위한 법개정 자료를 박 대표에게 건넸다.

한 대표는 또 "지금 정봉주 전 의원이 감옥에 있다. 표현의 자유와 연계된 정치탄압으로 생각된다"며 허위사실 공표죄 처벌 조건을 엄격하게 강화한 공직선거법(정봉주법) 개정안을 2월 국회에서 합의 처리하자고 부탁했다. 박 위원장은 "정개특위에 올라와 있느냐"라고 묻고 같이 검토하자며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