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열릴 친선경기를 앞두고 발표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명단에는 낯설지만 익숙한 두 명의 이름이 보였다. 1979년생 이동국과 1980년생 차두리. 한국 나이로 서른 여섯과 서른 다섯인 두 선수가 모처럼 대표팀에 발탁된 것이다. 최근 대표팀과 인연이 별로 없었던 두 선수는 K리그에서의 뛰어난 활약에 힘입어 오랜만에 다시 태극 마크를 달게 됐다.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부진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대표팀에는 변화가 필요했다. 많은 사람들은 대표팀의 연령대가 낮은 것이 문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경험이 부족한 감독과 어린 선수들의 조합이 준비 과정에서의 미숙함과 맞물려 가장 좋지 않은 방향으로 거꾸러진 사례였다. 그 결과, 이제까지 ‘어리고 젊은’ 선수들 위주의 ‘세대 교체’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듯 했던 대표팀의 흐름도 벽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이 시점에서 대표팀에 두 노장이 합류하는 것은 이전과는 다른 흐름을 예감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감독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태용 감독대행 체제로 준비하는 시점이니 이러한 흐름이 계속 지속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두 선수가 모처럼 대표팀에 승선하게 된 것은 축구계의 흐름이 뒤바뀌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각각 대표팀 입문 16년과 13년차인 두 선수는 띠동갑 이상 차이나는 어린 후배들과 함께 한국 축구의 새로운 도약을 리드해야 한다. K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친 두 경험 많은 인재는 능히 그럴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 둘의 대표팀 재승선이 ‘대표팀 분위기 전환’을 위한 임시방편만은 아니다. 이동국과 차두리의 대표팀 합류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있는 포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