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3.3 일 14:35
로그인 회원가입
|기사모아보기
과학벨트, 구제역
> 뉴스 > 오피니언 > 기고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자기주도학습
2011년 03월 10일 (목) 00:07:53 빈현우 소장 been@
라인 밴드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기고]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자기주도학습

빈현우 자기주도학습연구소장

최근 며칠 간 한 아이와 진지하게 상담을 하게 되었다. 상담의 주제는 ‘공부에 대한 시간 안배를 어떻게 할 것인가’ 였다. 참으로 뿌듯했다. 왜냐하면, 이 아이에게 본격적으로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적용을 해 나간지 한 달 만에 아이 ‘스스로’ 공부에 대한 상담을 요청해 왔기 때문이다.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이 아이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조만간 이러한 주제로 얘기를 나누어 보아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하마터면 내가 먼저 상담을 요청하는 실수를 할 뻔 했지 않은가? 생각해 보라. 당신의 아이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을까?’라고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당신에게 상담을 하러 왔단 말이다. 얼마나 가슴 뿌듯한 일인가?

이것은 절호의 기회이다. 어느 날 대뜸 아이를 불러서, “자, 우리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누어 볼까?” 라고 한다거나, “자, 우리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한 번 얘기를 나누어 볼까?”라고 한다면 참 생뚱맞을 것이다. 생뚱맞을 뿐만 아니라, 아이가 받아 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부처님 말씀도, 예수님 말씀도, 마음의 문을 닫으면 그 귀중한 가치를 모르는 법인데, 하물며 보통의 아이들이라면 하기 싫어하는 공부를 주제로 얘기를 나눌 기회를 만들기는 어지간해선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아이가 먼저 공부에 대한 질문을 해 온 것이고, 나는 최고의 ‘선도의 기회’를 얻은 것이다!

배경 설명을 좀 하자면, 이 아이는 현재 강남의 H고 2학년이며 내신이 3등급 이하이다. 그런데, 최근에 공부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기 시작하면서, 이번 4월 중간고사에서 국영수 모두 1등급을 받겠다고 나에게 공언을 했었다.

그렇지만, 그게 어디 쉬운 목표인가? 이 아이가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그야말로 혹독한 실행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게다가 한 술 더 떠서, 모의고사 공부도 같이 해 나가야 할 것 같은데, 시간 안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어이쿠, 이런!’

물론, 내신용 공부와 수능(모의고사)용 공부가 다소 다른 측면이 있기는 하다. 단적으로 보자면, 내신은 범위가 좁고, 암기적인 측면이 강하고, 수능은 응용력과 사고력의 측면이 강하다. 이 아이도 이것을 잘 알고 있는 지라, 내신 방식으로 공부하다가는 수능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리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나름 일리 있는 걱정이다.

아이들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몇 번의 상담 끝에 이 아이에게 내가 내린 처방은 일단은 4월 중간고사 국영수 1등급에 ‘올인’하자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이렇다. 3등급 이하인 아이가 국영수 모두 1등급을 받게 되면 지금과는 여러가지로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단, 스스로 느끼는 성취감이 대단해 진다. 그리고, 근거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 어려울 것 같던 목표를 달성해 낸 최고의 경험을 가지게 된다.

이제 이 아이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생길 것이다. 또한, 내신 1등급을 받기 위해 올인하는 과정에서 이 아이는 공부하는 방법을 깨우칠 것이다. ‘아, 공부란 것이 이런 것이었구나.’ 라는 감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6월 모의고사에서도 1등급은 당연한 결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왜냐고? ‘공부하는 방법’을 알았으니까.

이 아이는 요즘 열심히 공부한다. 내가 이 아이의 건강을 걱정해 주고, 적은 수면 시간을 걱정해서 제발 잠 좀 더 자라고 할 정도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스스로 몰아 붙이다가 제 풀에 지치지나 않을까 염려되어서이다. 그런데, 나도 고 3때를 돌이켜 보면, 하루에 5시간 정도의 숙면이면 컨디션 유지에 전혀 문제가 없었으니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공부도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이 공부시간이 아니라, 집중도가 100%인 순간이 ‘진짜 공부’하는 시간이듯이, 수면도 ‘진짜 수면’하는 시간은 100% 숙면을 취할 때이다. 이 100% 집중하는 공부와 100% 숙면하는 훈련이 되어 있으면, 상황은 별로 걱정할 것이 못 된다.

이 정도의 속도라면, 이 아이가 매우 도전적인 목표라고 생각하는 ‘SKY’는 당연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루에 적게는 4시간 많게는 6시간을 공부하고 주말에는 8시간에서 10시간을 공부하는 아이가 SKY를 못간다는 것은 참으로 억울한 일 아닌가? 하기야, 이 아이는 그 동안 억울했다.

그렇게 공부하고도 내신 3등급도 못 받았으니 말이다. 그래도 그 과정에서 공부하는 습관은 만들어 졌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이제 공부하는 방법만 완전히 터득하면 되는 것이니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 주위에는 밤잠을 설쳐 가면서 공부할 시간을 만들어 내면서도 성적은 중위권에서 머물고 있는 억울한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 이 아이들은 잘못된 공부습관, 잘못된 공부방법을 고수한다. 어머니들도 습관이나 방법을 바로 잡는 것 보다는 당장의 성적에 더 비중을 둔다.

수학 공식 하나 더 외우고,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가장 밑바닥에 자리 하고 있는 그 어떤 것을 바꾸지 않고서는 이 아이는 한동안은 억울한 학생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실력향상 곡선은 일차함수를 그리기는 어렵다. 공부한 만큼 성적이 나오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우리는 섣부른 욕심으로 아이의 실력이 일차함수를 그리기를 바란다. 일차항의 계수가 매우 큰 일차함수 말이다.

그러나 그러한 욕심이 우리 아이의 실력을 로그함수를 그리도록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진정한 공부는 아이의 실력이 지수함수를 그리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요즘 이 아이의 표정은 너무 밝다.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겨 나간다. 한 달 정도 이러한 과정을 지속하다 보니, 자기가 세운 목표가 가시권에 들어옴을 느끼고 있다. 당장은 중간고사 1등급이 목표지만, 이 아이의 목표는 SKY다. 그 목표도 서서히 자신의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자기주도학습의 힘이다. 자기주도학습은 특별한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아이들이 수학을 물어 보고, 영어를 물어 보고, 과학도 물어 본다. 학원에서는 아마 이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해 줄 것이다.

그러나, 자기주도학습에서는 웬만해서는 답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그저 다시 되물어 본다. 물론 현명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러다 보면, 신통하게도 십중팔구는 스스로가 답을 찾아 낸다. 그리고, 나머지 한두번도 서로 토론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결국 아이 스스로 답을 찾아 낸다. 내가 하는 일은 그저 같이 고민해 주는 일 뿐이다.

우리가 자기주도학습에 관심을 가지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아이의 성적향상을 위해서일 것이다. 그 성적이란 것은 시험을 통해서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난다. 그런데,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서 빠른 시간안에 동기부여가 되어서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다소 시간이 필요한 아이들도 있다. 진정 아이를 아끼고 사랑한다면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표정이 밝아졌음을 기쁘게 받아 들이자.

아이의 표정이 밝아 지는 것이 아이가 자기주도학습을 시작했다는 하나의 징후가 될 것이다. 그리고, 아이의 인생 전반을 놓고 보았을 때, 자기주도학습의 진정한 의의는,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바로 당신의 아이가 말이다.

ⓒ 헤럴드타임즈(http://www.heraldtime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본사:서울시 강남구 역삼동727-14평화B/D6층| 총괄본사: 서울특별시 강동구 풍성로54길 40-7
독자제보 및 구독·광고문의 Tel 02)986-4005 | 긴급전화 : 010-3221-3734 | Fax 02)986-4006
등록일 : 2010년3월10일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164 | 발행인 : 박남근|편집인 : 박남근|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남근
Copyright 2006 헤럴드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heraldtimes.co.kr